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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사용한 '시트홀'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최종수정 2018.01.13 10:00기사입력 2018.01.13 09:57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12일 전 세계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티,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불렀던 시트홀(shithole)이라는 말을 두고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때문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모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비영어권 국가들의 경우 잘 쓰이지 않는 이 단어가 어떤 '뉘앙스'를 가진 단어인지를 전하기 위해, 적절한 번역어를 찾으려 고민해야 했다. 뜻이 곧바로 통하는 영어권 언론도 이런 저속한 용어를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두고서 고민에 빠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미국 CNN 방송의 대표적 앵커인 울프 블리처가 '시트홀'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고 전했다. 블리처는 저속어인 이 단어를 쓰지 않기 위해 영문 앞자만 따서 '에스 홀(S hol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가 사용한 에스 홀 역시 항문, 멍청한 사람 등을 뜻하는 애스홀(asshole)과 비슷한 발음으로 들려 SNS상에서는 놀림거리가 됐다.

또한 일부 방송에서는 이 시트홀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지만, 방송 진행자가 해당 기자에게 주의를 주는 일들도 벌어졌다. 미국 내에서도 보수적인 유타주의 경우 시트홀이라는 말은 에스 홀(S- hole, 에스 홀) 등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시트홀을 두고서 비영어권에서는 적절한 번역어를 찾느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대만의 경우 시트홀을 '새들도 알을 낳지 않는 나라'로 표현했다. 중국의 경우 '형편없는 나라', 베트남의 경우 '쓰레기 같은 나라', 그리스는 '도둑들의 나라' 등으로 표현했다. 프랑스의 르 몽드의 '엿 같은 나라(pays de merde)'로 번역했지만, 꾸리에 앵테르나쇼날은 보다 직설적으로 똥구멍(trou a merde)으로 해석했다. 꾸리에 앵테르나쇼날을 시트홀을 이날의 단어로 선정한 뒤 '문자 그대로만 보면 항문을 뜻하지만, 저속한 화장실을 뜻할 수도 있고 좁고 지저분한 공간을 뜻하기도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영어사전에서는 시트홀을 매우 더럽고 허름하며, 불쾌한 곳으로 번역한다. 국내 언론에서는 영한사전에 따라 '거지소굴'로 표현을 사용했지만, 본래의 단어가 담고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존 브레넌 전 CIA국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유의 여신상과 건국의 아버지, 올바른 생각을 하는 우리 시대의 미국인들 모두가 오늘 밤 트럼프 대통령의 형편없는 발언 때문에 울고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자신이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거지소굴'이라고 불렸던 나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아이티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깊이 분노하고 있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보도된 발언은 최소한 무례하고 모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이티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8주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발언을 들은 것에 대해 더욱 분노했다.

엘살바도르도 외교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통탄할만한 발언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명확한 설명이나 부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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